칸쿤 해변가서 WTO 반대 `나체시위' 벌여 - 연합, 9/9
(칸쿤=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무기인 신체를 이용해 우리의 해변을 되찾자는
상징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 TO)에
반대한다." 반(反) 세계화 운동가들이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개막 이틀을 앞둔 8일 회의가 열리는 멕시코 휴양지 칸쿤 해변가에서 `나체
시위'로 일주일간으로 계 획하고 있는 시위 일정을 시작했다.
시위자들은 20㎞ 넘게 길게 뻗어있는 칸쿤 해변가 백색 모래밭이 고층
호텔로 뒤덮여 자연의 모습을 잃고 있다며, 이는 자본의 통제력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체 시위'는 이날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가 자신이 머무르는 칸쿤
해변가 호텔에서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호주 등
대표단과 회의를 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경비를 서고 있던 경관들은 망원경으로 나체 시위 장면을 구경하면서 이를
막으 려고 시도하지는 않았다. 멕시코 현행법으로는 `음란한 장면'의
연출은 금지돼 있다.
이날 나체 시위에 나선 29명은 해변가에서 완전 나체의 모습으로 바닷가에
누워 원모양을 형성했다. 이들은 "WTO 반대"라는 구호를 처음에는
스페인어로 뒤이어 영 어로 외쳤다.
시위자들은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도 와서 함께 나체로 해변가에서
구르자 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시위자는 "나는 폭스 대통령이 와서 우리와
회담하기까지 여기서 기다릴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시위 현장 주위에는 언론사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멕시코인들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에서 온 시민 운동가들이
포함 됐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