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각료회의 초안 농산물 관세인하 대폭 확대(종합)
[속보, 세계, 경제, 산업/기업] 2003년 09월 14일 (일) 11:27
=한국 농산품 관세.보조금 대폭 인하 불가피
(칸쿤=연합뉴스) 김영섭특파원=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는
폐막을 하루 앞둔 13일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는 국가에 대해서도 농산물
관세를 대폭 내리도록 하는 각료선언문 초안을 마련했다.
핵심 쟁점인 농산물 시장접근 조항에 있어 선언문 초안은 관세인하 방식과
관련해 개도국에 대해 최소한의 감축률을 인정받는 특별품목(SP)과 일정
비율의 농산물만 제외하고 급격한 관세인하가 이뤄지는 스위스 공식(높은
관세를 더 많이 감축해 일정수준 이하로 감축하는 방식)을 적용하거나 5%
이하의 저관세를 적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초안이 최종 채택될 경우 향후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전망돼온 한국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 수입국
10개국(G-10)은 추후 개도국 지위가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일부 품목만
제외하고는 점진적인 관세인하 방식인 UR방식(평균, 최소 감축률)을
적용받을 여지가 아예 사라지게 됐다.
또한 UR방식을 적용받는 품목에 있어서도 저율관세의무수입량(TRQ) 조항
때문에 관세인하와 수입량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선진국과 후진국에 모두 UR방식 관세인하를 받는 농산품에
대해 적용되도록 해놓은 TRQ를 삭제하려고 했으나 초안에 관철시키지
못했다.
초안대로라면 100%가 넘는 고관세가 넘는 농산품이 142개 품목이나 갖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개도국 지위 유지 방침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향후
협상에서 UR 방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비율을 최대한 늘리고 쌀을 비롯한
우리의 농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품목은 SP에 포함시켜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이와 동시에 우리의 대부분 농산품의 관세 대폭 인하로 전면적인 농업시장
개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우리 대표단은 선진국에 적용하는 관세인하 방식에 있어 관세 상한선
조항과 TRQ 조항을 삭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대신 우리를 비롯한 농산물
수입국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일부 비교역적 관심사항(NTC) 품목에 대해서만
관세상한 예외를 벗어날 수 있도록 관세인하 신축성을 부여한다는 조항이
마지막 최종안에 삽입될 여지는 아직 남아있으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설사 이 조항이 최종안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극히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신축성을 부여토록 규정해 놓고 있어 농산물 관세의 점진적 인하라는
우리정부의 목표를 지켜내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얻지 못하고 선진국 관세인하 방식을 적용받는
가운데 NTC 조항마저 설정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내년 말
시한으로 재협상을 해야하는 쌀 시장은 전면개방에 직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우리정부가 선진국에 적용되는 농산물 관세인하 방식을 따를 경우
NTC 조항이 포함돼도 대부분 농산품이 관세상한선에 TRQ 증량을 받아들여야
하거나 스위스 방식에 따른 관세율 대폭 인하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추곡수매제에 영향을 주는 감축보조(AMS) 규정에 있어서도 초안이
특정 품목에 보조금 지급을 집중할 수 없도록 상한선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의 농업보조금 형태가 쌀에만 95%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허용보조 부문도 22개 개도국 농산물 수출국 그룹(G-22)의 주장에 밀려
앞으로 본격 협상해야할 대상으로 올라갔다.
한편 초안은 개발도상국의 특별한 이해가 걸린 농업 생산품들의
수출보조금을 철폐하는 동시에 다른 농산품들에 대한 수출 보조금도
점차적으로 폐지토록 했다.
비농산물 부문과 관련해서는 임.수산물 등 일부 민감한 품목만 제외하고
단일한 비선형 관세감축방식을 주장한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못하고
당초안대로 비선형 관세감축방식으로 초안이 마련됐다. 우리 정부는 또
임.수산물 같은 민감품목에 대한 최소한 신축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후 협상에서 수산물 보조금 관련한 협상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싱가포르 이슈에 대해서는 우리는 모든 이슈에 대한 협상을 개시하자는
입장이었지만 무역원활화, 정부조달 투명성 부문만 즉시 협상을 개시하고,
투자와 경쟁 부문은 농업과 비농산물의 시장접근과 관련된 협상세부원칙이
결정된 이후 협상을 시작한다는 쪽으로 결정됐다.
개도국 이슈는 당초안과 별다른 차이 없이 초안이 마련됐다.
다만, 이날 나온 선언문 초안이 이대로 14일 폐막 회의에서 최종
선언문으로 채택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현재의 구도로 볼 때 한국을
비롯한 G-10은 소수연합이라 이를 전적으로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초안이 발표된 지 얼마안돼 G-10의 일부인 스위스가 이번 초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의 발전을 위한 각국 입장차를 조율하기 위해
마련되는 이 선언문 초안은 이번 회의의 의장인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에 의해 발표됐다.
kimys@yna.co.kr